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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장뇌삼, 인삼의 차이는 단연 약효이다. 삼을 먹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삼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중국의 후한(後漢)에서 삼국시대 사이에 성립된 본초서(本草書))에서 상약(上藥), 또는 군약(君藥)으로 분류된 이래 그 전통을 이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상약은 생명을 보존하는 약을 일컫는데 아무리 많이 복용해도 또는 오래 복용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것이 그 기본개념이다. 불로장생의 약, 불로초라는 이름으로 불린 까닭이다.
 
군약은 한방 약제의 4대 구성이론(군약, 신약, 좌약, 사약)의 하나로 문자 그대로 약 중의 군주에 해당한다는 뜻에서 불려진 이름이다. 즉 방제(본초의 배합원칙과 치료경험에 근거하여 만든 처방 또는 약처방에 따라 지은 약을 말하는 것임) 전체 약리작용의 방향을 조정하거나 작용의 방향을 주관하는 역할을 하는 약을 가리킨다.

인삼은 단독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처방 중에서 인삼이 중심이 되어 전체 약작용의 방향을 조정하는 역할과 다른 하약품(치료약)과 배합하여 부작용이나 약용작용의 방향을 수정하는 역할로서 임상적으로 응용되어 왔다.
 
하지만 필자는 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인삼보다 장뇌삼이 왜 좋은가? 산삼을 왜 최고라고 말하는가?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생육 년수를 비교해 보자. 인삼은 보통 4년근 6년근이 판매된다. 3~4년근은 수삼으로 바로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워 생삼을 드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이에 비해 6년근은 수삼의 형태로 먹기에는 조금 거칠다. 그래서 약재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홍삼으로 가공하여 먹거나 파우치로 즙을 내서 먹는다. 6년 이상 된 삼은 나무처럼 목질화가 되어 오히려 삼으로의 가치가 적어진다. 또한 삼이 많이 죽는다고 한다. 소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득을 줄이는 것이다.
 
장뇌삼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삼씨를 야생에 뿌려 자연발아를 시키는 것을 씨장뇌라고 하고, 삼씨를 일정한 곳에서 싹을 틔워 2~3년된 어린 묘삼을 옮겨 심는 묘장뇌삼이 있다. 가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장뇌삼을 빨리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영양이 풍부한 곳을 찾아 3년 단위로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장뇌삼이라고 하면 주로 어린 삼을 이식하는 묘장뇌삼을 말하는 것이다. 참고로 씨장뇌삼은 발아율이 낮기 때문에 산삼 혹은 산삼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장뇌삼을 이식할 때 밀실로 재배하면 삼이 죽는다고 한다. 한 평에 최대 6뿌리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밀실재배 시 인위적인 방법(농약살포)을 하여야 한다. 밭에서 재배되는 인삼을 보자. 한 평에 얼마나 심겨져 있는가? 그만큼 농약을 많이 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장뇌삼의 생육을 보면 8~9년에 많이 죽고 13~15년에 많이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장뇌삼은 10~12년 정도 생육한 사지오엽(12년근 추정, 사지(4가지) X 오엽(3년) = 12년)이 많이 판매되는 것이다. 실제로 15년 이상 생육한 삼은 장뇌삼과 산삼의 구분을 하는 것은 무의미해진다고 농민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실제로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것은 10~12년근일 것이다. 약효와 생존율을 고려하여 경제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기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기에도 경제논리가 가미되어 있다. 
 
그에 비해 산삼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심산에서 발견이 된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므로 몇 십년 혹은 몇 백년을 한 곳에 뿌리내리고 자손을 번성했을 것이다. 산신령님이나 조상님이 현몽하여 산삼을 캤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보통 산삼 군락을 얘기할 것이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자연에서 오래도 용케 버텨왔던 것이다.
 
향을 비교해 봐도 인삼, 장뇌삼, 산삼의 향은 확연히 다르다. 인삼은 다소 탁한 향이 난다면 장뇌삼은 맑은 향이 난다. 그에 비해 산삼은 아주 맑은 향이 난다. 맑은 향이 나는 만큼 향도 오래간다. 실제로 산삼의 실뿌리 하나만 먹어도 하루 온종일 입안에 산삼의 맑은 향이 가득하다.
 
오랜 시간과 맑고 깊은 향만으로도 가격차이를 만들 것이다. 이것이 인삼, 장뇌삼, 산삼의 가격차이를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필자에게 가끔 산삼을 캤다는 연락이 오곤 한다. 주로 어떻게 판매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답은 한결같다. "그냥 몸보신 하세요.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습니까?"